하루J 선정 2011년 최고의 영화 10편

하루J 선정 2011년 최고의 영화 10편

비록 전문가는 아니지만 나름 영화광으로서 필자(하루J)가 평생 관람해 온 수천 편의 영화를 토대로 그해 최고의 영화를 선정했습니다. 영화는 국내 개봉 연도 기준이 아닌, 자국 개봉 연도 기준으로 작성했습니다. 가령 <서칭 포 슈가맨>의 경우 제작 국가인 스웨덴과 영국에서는 2011년에 개봉했으나 우리나라에서는 이듬해인 2012년 개봉했습니다. 이런 경우 자국의 개봉 연도를 기준으로 하였기에 2011년 작품에 해당합니다. 최고의 영화 선정 기준은 어떠한 레퍼런스도 참조하지 않았으며 철저하게 필자의 주관적인 관점에서 선정된 순위임을 밝힙니다.

BEST MOVIE of 2011 by HAROO JAY

10위 서칭 포 슈가맨(Searching for Sugar Man)

2011년 최고의 영화

달랑 2장의 앨범만 남기고 사라진 가수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 남아공에선 슈퍼 스타가 되어 있었다는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입니다. 영화가 널리 알려지자 국내에서도 추억의 가수를 소환하는 프로그램인 ‘슈가맨’이 인기를 끈 바 있죠. <서칭 포 슈가맨>을 연출한 스웨덴 출신의 말릭 벤젤룰 감독의 영화는 안타깝게도 더 이상 만나볼 수 없게 됐습니다. 그는 2014년 5월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이 영화는 그의 데뷔작이자 유작이 되어 버렸습니다.

9위 케빈에 대하여(We Need to Talk About Kevin)

2011년 최고의 영화

지금은 악동이 된 에즈라 밀러와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 <옥자>를 통해 국내에서도 널리 알려진 틸다 스윈튼, 여기다 개인적으로 애정 하는 존 C. 라일리가 출연하는 <케빈에 대하여>는 타인에게 추천하기엔 다소 어려운 영화입니다. 이야기를 풀어내는 접근법이 난해하다는 말이 아니라, 캐릭터를 묘사하는 방식이 노골적인 탓입니다. 이 영화는 사이코패스 아들을 둔 어머니의 이야기로, 개봉 당시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아들이 점차 커가면서 그의 범행은 점차 과감해지고, 그를 대하는 어머니의 고통이 고스란히 관람자에게 전이될 수도 있어 심리적인 관점에서 어려운 영화라는 말입니다.

8위 돼지의 왕(Pig of King)

2011년 최고의 영화

2011년 최고의 영화 8위는 연상호 감독의 데뷔작인 <돼지의 왕>입니다. 소설가를 꿈꿨으나 대필 작가로 근근히 사는 주인공이 15년 만에 자신을 찾아온 동창을 만나게 되고, 그 시절 자신들의 우상이었던 철이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하면서 그들이 왜 이토록 처절하게 무너졌는지, 과거 그들에게 어떠한 일들이 벌어졌는지, 꾀나 흥미로운 방법으로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캐릭터 작화에 대한 아쉬움은 있으나 풍성한 이야기 구조 탓에 몰입도가 상당히 뛰어난 편입니다. 개인적으로 <사이비>와 더불어 연상호 감독의 최고작으로 꼽는 작품입니다.

7위 우리도 사랑일까(Take This Waltz)

2011년 최고의 영화

‘Take This Waltz’라는 좋은 원제를 두고, 우리나라에서는 <우리도 사랑일까>라는 타이틀로 둔갑한 나쁜 사례 중 하나죠. 제목만 놓고 보면 흔한 로맨틱 코미디로 착각할 수도 있으나 영화는 가장 현실적인 사랑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프리랜서 작가(미쉘 윌리암스)와 그녀의 남편(세스 로건)에 대한 결혼 이야기를 다루는 이 영화는 말랑말랑한 이야기로 시작하는 듯 하다가도 둔탁하면서도 비루한 접근법을 택합니다. 이와 유사한 영화로는 <블루 발렌타인>이 떠오르는데, 공교롭게도 모두 미쉘 윌리암스가 출연하는군요.

6위 밀레니엄(The Girl With The Dragon Tattoo)

2011년 최고의 영화

동명의 스웨덴 작품이 아닙니다. 명장 데이빗 핀처가 만든 작품입니다. 이 영화의 줄거리는 이렇습니다. 소송에 휘말린 주인공(다니엘 크레이그)이 거대 재벌로부터 40년 전 실종된 손녀의 사건을 조사해 달라는 부탁을 받고 이후 용 문신을 한 천재 해커(루니 마라)와 함께 사건을 조사하다 추악한 진실을 마주하게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원작도 훌륭하지만 핀처의 <밀레니엄>은 그 보다 한 수 위죠. 개인적으로 핀처의 이 작품은 평가절하 된 영화라 생각합니다. 서사를 다루는 솜씨도 뛰어나거니와 핀처의 밀도 있는 연출력은 단연 으뜸입니다.

5위 멜랑콜리아(Melancholia)

2011년 최고의 영화

<멜랑콜리아>는 <안티크라이스트>, <님포매니악>과 더불어 ‘우울 3부작’으로 불리 우는 작품입니다. 여기엔 그만한 이유가 있는데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이 심리적으로 가장 불온한 상태에서 찍은 영화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그는 우울증을 심하게 앓고 있는 상태에서 영화를 만들었습니다. <멜랑콜리아>는 지구가 곧 멸망할 것이라는 불안감과 우울한 감정을 안고 있는 주인공의 심리 상태를 시각적으로 매우 우울하게 묘사했습니다.

4위 머니볼(Moneyball)

2011년 최고의 영화

헐리웃에서 비록 다작은 아니지만 찍는 영화마다 걸작을 내놓는 감독이 있습니다. 베넷 밀러가 여기에 속합니다. 그가 연출한 <머니볼>은 야구를 소재로 한 영화임에도 정작 야구 경기 장면은 최소화했습니다. 드라마틱한 이야기를 보여주기 위해서는 극적인 장면이 필수인데 베넷 밀러는 이 같은 헐리웃의 관습을 철저히 버립니다. 만년 꼴찌였던 팀을 1등으로 만든 야구 단장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만큼 경기 장면을 클라이맥스로 활용할 것이라 예상했으나 그도 아니었습니다. <머니볼>은 이야기가 아닌 인물에 더 집중합니다. 그런데 그게 더 재밌습니다. 캐릭터를 구축하면 이야기는 저절로 따라온다는 정석을 그는 너무도 잘 알고 있습니다. 영리한 감독입니다.

3위 드라이브(Drive)

2011년 최고의 영화

니콜라스 빈딩 레픈의 <드라이브>는 정막감과 함께 폭발력도 갖춘 괴력의 영화입니다. 스턴트맨인 주인공(라이언 고슬링)과 그의 옆집에 살고 있는 아이린(캐리 멀리건)이 점차 가까워지면서 그들 주변에 어떠한 사건이 일어나고 여기에 휘말리게 된다는 내용입니다. 이야기는 별 것 없으나 영화적 완성도는 매우 뛰어납니다. 서스펜스를 극대화 하는 카메라 워킹은 브라이언 드 팔머를, 음악을 선정하는 솜씨는 타란티노를, 적나라한 폭력성은 데이빗 크로넨버그를 연상케 합니다. 영화 <드라이브>의 장르를 규정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이 영화는 어떠한 카테고리에도 속해 있지 않으면서 어떠한 카테고리에도 넣을 수 있는 마성의 영화입니다. 극장에서 관람하지 못했던 것이 한이라면 한. 때문에 블루레이로 자주 시청하는 작품입니다.

2위 씨민과 나데르의 별거(Nader And Simin, A Separation)

2011년 최고의 영화

주인공 나데르는 치매에 걸린 아버지를 돌보기 위해 간병인을 고용합니다. 그런데 간병인이 잠시 집을 비운 사이 아버지가 위험에 처하자 나데르는 간병인을 해고하죠. 이후 간병인은 자신을 해고한 나데르 때문에 뱃속의 아이가 유산됐다며 그녀를 살인죄로 기소하기에 이릅니다. 2011년 개봉한 <씨민과 나데르의 별거>는 이듬해 미국 뿐만 아니라 영국, 인도, 캐나다 등 여러 나라에서 각종 상을 휩쓸며 파란을 일으켰습니다. 탄탄한 각본과 날카로운 연출력이 완벽한 하모니를 이룬 작품입니다.

1위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Tinker Tailor Soldier Spy)

2011년 최고의 영화

대망의 1위는 존 르 카레의 작품을 원작으로 한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입니다. 이 영화는 냉전 시대 이중첩자를 색출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베네딕트 컴배배치, 톰 하디, 콜린 퍼스, 마크 스트롱, 지금은 고인이 된 존 허트 등 출연진도 쟁쟁합니다. 이들의 연기도 훌륭하지만, 스마일리 역을 맡은 주인공 게리 올드만의 연기는 단연 압권입니다. 그는 씰룩거리는 입술과 눈 주변의 미세한 움직임 만으로도 감정을 전달할 줄 아는 배우죠. <레옹>에서 용광로처럼 분출하는 연기를 펼쳤다면 이 영화에서는 차가운 얼음장처럼 억제하는 방식으로 연기를 펼칩니다. <팅커 테일러 솔퍼 스파이>는 탄탄한 플롯과 더불어 뛰어난 연기력을 바탕으로 스파이 세계의 양면성을 매우 날카롭고도 차갑게 담아냅니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의 엔딩은 영화 역사상 최고의 엔딩 중 하나라고 말하고 싶을 정도로 전율을 일으킵니다. 단언컨대 이 영화는 걸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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